2015.01.08 08:56

‘무상급식 송’이 아닌 ‘겨울 바람’ 노래를 합창하고 싶다.

평소에 노래를 좋아하는 우리 딸은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시작한다. 오늘의 노래는 겨울바람을 개사해서 만든 무상급식 송이다.

 

무상 급식해. ! 무상 급식해. !.....’

 

아침에 들리는 노래 소리에 식사를 준비하던 나도... 둘째를 씻기고 있던 신랑도 하던 일을 멈추고 노래에 집중했다. 작은 녀석은 언제 이 노래를 들었는지 뒷 소리에 해당되는 을 따라 부른다. 몇 일전 악보만 줬을 뿐인데 벌써 가사를 다 외우고 있음에 놀랬고, 이 빠른 템포의 곡이 너무도 슬프게 들려 무거웠다.

 

 

 

친환경 무상급식 정착을 넘어 도약이 필요한 시기에 날벼락이..

 

무상급식이 시행되면서 급식이 교육이라는 사실이 좀 더 공고해졌다. 학교 급식의 방향도 아이들의 올바른 식습관을 심어주기 위한 다양한 교육으로 이어졌고,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찬 종류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식단 구성에 초점에 맞춰갔다.

 

학교급식지원센터가 거점별로 건립되고, 그렇지 못한 학교 중 일부는 공동 식단을 만들어 좀 더 건강한 먹을거리를 공급받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흐름 속에 무상급식 정책은 단순히 학부모의 급식비 부담을 덜어준다는 의미 즉, 복지의 의미를 넘어선 교육과 인권, 건강과 도농 상생 등의 의미가 더해져 갔다.

 

이처럼 지금의 시기는 무상급식이 복지 논의를 넘어서는 중요한 질적 변화를 시작할 때이다. 그런데 경상남도의 갑작스러운 무상급식중단이라는 폭탄선언으로 모든 것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질적 변화를 어떻게 이루어낼 것인지 논의해야 될 시점에 처음부터 다시 무상급식이 해야 한다’, ‘하면 안된다로 논의의 방향을 역행시켜 놓은 것이다.

 

 

 

학부모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그 무게에 급식문제까지 더해져

 

어제 페이스북을 보다가 무상급식과 관련해서 이런 글을 보았다.

 

부모가 자식 밥값도 내기 싫은 나라를 만들고 싶지 않다’.

 

이 글을 보는 순간 온 몸에 힘이 빠져나갔다. 친환경 무상급식 실현요구가 부모가 자식들 밥 값 내기 싫어 투정부린 것으로 이해한 것이었다.

 

학교급식의 식재료가 지역에서 생산되고 건강한 농법으로 생산된 농산물이나 가공품이길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결국 이렇게 될 경우 학교 급식비는 상승하게 되고 비용 상승을 감수한 식단 구성은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무상급식 정책은 건강한 밥상을 먹었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수익자 부담으로 인해 교육적 시도가 불편했던 것을 씻어주었고, 정부의 식생활교육정책과 맞물려 우리아이들에게 좀 더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할 수 있었고, 이와 더불어 부자와 가난한자가 구분되지 않는 평등한 밥상이 차려질 수 있었다. 친환경 무상급식 운동의 초기의 목적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결코 몇 푼 아끼기 위한 투정이 아니라는 말을 강조하고 싶은 거다.

 

학교 급식비를 다시 학부모가 부담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결국 학교급식은 질적 논의는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며, 식재료 단가 중심으로 학급급식이 운영될 것이다. 그것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 급식비를 내는데 부담 없는 부모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부모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많은 학부모들은 급식 식재료가 얼마나 건강한지를 생각하기 이전에 급식비가 얼마로 책정될지에 더 민감해질 것이다.

 

우리아이가 '겨울 바람' 노래를 제대로 부르는 날이 오길

 

우리아이가 먹는 음식은 미래 사회의 건강함을 나타내는 척도이다. 하루의 한 끼 또는 두 끼를 학교에서 먹게 되는 우리 아이들의 밥상에 돈의 논리가 적용되면 소극적이고 일반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우리의 미래도 갑갑하지 않겠는가? 무상급식 요구를 돈 내기 싫어로 이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교육적 의미인 급식을 교육답게 만들자라는 요구임을 알았으면 한다.

 

우리 아이가 겨울 바람노래를 무상급식해 밥을 외치는 것이 아닌 제대로 된 가사로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다. 무상급식 중단을 철회한다는 소식이 빨리 들려, 우리아이에게 이제 그렇게 안 불러도 돼라는 말~‘ 우리 겨울바람 노래 제대로 한번 같이 부를까라며 함께 합창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

 

2월까지 친환경무상급식 실현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많은 학부모가 많은 조부모가 더불어 많은 도민들이 적극적으로 서명하고 제대로 된 학교급식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마음 모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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