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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지구 만들기

작은 실천들이 모여 세상을 밝히다.

 

한해가 저물어갈 시점..마산YMCA 등대 촛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생명평화축제,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 등 한 해 동안 많은 일을 해왔던 등대는 서로에게 수고했다는 격려와, 그 동안 생활 속에서 실천한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서이다.


지난 한달 마산YMCA 등대는 에너지․물 절약 수기 공모를 진행하였다.  펜을 놓은지 오래되었다며 수기 공모 제안에 굉장히 난감해 했지만, 막상 공모를 마감해 보니 11명의 촛불들이 참가하였다.  별 내용 없다며 공모에 참가한 촛불들은 공개하기를 매우 꺼려했다.  하지만, 수기 내용 모두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했으며 실천 방법 또한 다양해 공유하지 않으면 너무 아까울 것 같아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시상은 4가지로 초록지구상, 지구지킴이상, 절약상, 희망상으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순위를 매기는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상품에는 차등을 두어 지급하였다.  상장수여는 차윤재 사무총장이 맡았으며 한분 한분 소개될 때 마다 정성을 담아 박수를 보냈다.


이후, 수기 낭독의 시간이 이어졌다.  자기가 직접 쓴 내용을 사람들에게 읽어간다는게 많이 쑥스러운 모양이었다.  하지만 모두들 열심히 경청하였고 좋은 사례가 나올 때 마다 탄성을 보내고, ‘나도 해봐야겠다’는 말들이 세어 나왔다.  이런 과정 속에 용기가 생겼는지 낭독하는 목소리가 더욱더 힘이 넘쳤다.


절약 노하우를 소개하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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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밥솥 사용하지 않고 가스렌지에서 사용하는 압력 밥솥 사용하기.(월 10,000원 정도 절약)

- 빨래한 물로 베란다 청소하기.

- 세제 과하게 쓰지 않고, 기름 없는 설거지거리는 세제 없이 씻기.

- 불필요한 전등 끄기

- 소변 같이 보기. (소변 본 후 물 내리기 전에 소변 볼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기)

- 엘리베이터 탈 때 아래층에서 내리는 사람이 있으면 같이 내리기.

- 음식은 먹을 만큼 적게 만들고 장은 조금씩 보기.

- 플러그 뽑기.

- 세탁물은 모아 분류해서 빨기.

- 아이 옷 물려 입히고, 물려주기.

- 필요 없는 물건은 서로 바꿔 쓰기.

- 온수 나올 때까지 물 받기.

- 수도 수압 조절하기.

- 세탁기 마지막 헹굼 물 받아 베란다 및 화장실 청소하기.

- 뜨거운 물을 큰 들통에 받아 찬물에 타서 샤워하기.

- 쌀뜨물을 버리지 않고 세안하기. (피부에도 매우 좋은 듯함)

- 낮에 화장실 이용 시 불 켜지 않기

- 컴퓨터 주변, TV주변 멀티 탭 사용하기.

- 시장 갈 때 통 준비하기. (비닐봉지를 쓸 필요가 없음)

- 세숫대야 사용하기.

- 대중목욕탕 이용 시에도 내 집처럼 물 아껴 쓰기.


 

나열해 보니 굉장히 많다.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내용들일 것이다.  하지만 가정에서 위에 소개된 내용을 실천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왜냐하면 하나같이 매우 번거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번거롭고 가족들 반대에도 무릅쓰고 직접 실천한다는 것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더욱 서로에게 감동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시간이 마무리 될 쯤, 독특한 절약 방법이 소개되었다.  이 가정은 소변을 다같이 보는 것 또한 한계를 느껴 요강을 사용하고 있었다.  사실 사람마다 소변보는 시간이 틀리기 때문에 선택한 방법이라고 하는데, 화장실에 뚜껑을 닫아 놓고 있으면 큰 불편함이 없다고 하였다.  이 사례가 소개 되었을 때 '시도해볼만하다’, ‘요즘 요강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등의 말들이 나왔다.


작은 모임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생활 속에서 실천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은 아직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진부한 표현이 표현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는 큰 희망을 품은 소중한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