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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마산YMCA 등대, 지역사회에 획을 긋자 -등대수련회를 다녀와서-

마산YMCA 등대 겨울 수련회가 지난 1월 8일 9일 1박 2일로 진행되었다.  장소는 2009년 ‘살고 싶은 마을 가고 싶은 마을’로 선정된 창녕 가시연꽃 마을이다.  겨울 수련회는 예산상의 문제로 차량 임대료를 줄이기 위해 가까운 곳에 가기로 되어있는데 가까운 곳 숙소 잡기가 쉽지 않아 결국 차를 임대해서 창녕을 찾았다.

각자 점심을 먹고 2시에 마산운동장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몇 번의 수련회를 통해 훈련이 되어있어서인지 모두들 10전에 도착해 2시도 되기 전에 출발할 수 있었다.  칼 같은 시간 약속 덕분에 시작도 하기 전에 감동으로 가득했다.


촛불과 씨앗의 쿨~한 이별식


창녕에 도착하자마자 촛불(등대 회원)과 씨앗(촛불의 자녀)의 간단한 이별식을 했다.  처음 이별식 했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 이별은 말그대로 눈물바다였다.  엄마랑 밥도 따로 먹고 잠도 따로 자야 한다는 걸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겨우겨우 떨어지긴 했는데 밤에 엄마를 찾는 아이들이 많아 몇몇 촛불은 아이랑 같이 자야했다.


하지만 이제 씨앗들도 이별식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모양이었다.  너무도 형식적으로 ‘엄마 공부 열심히 하세요’라는 인사를 남기며 자기네 숙소로 가버리는 것이다.  이런 모습에 촛불들은 대견해했다.


이제 자유의 몸으로 2009년을 돌아보다.


씨앗과의 너무도 가벼운 이별식을 마치고 촛불들은 숙소로 이동했다. 아이 없는 자유에 촛불들은 너무도 행복해했다. 도착하자마자 이름외우기에 들어갔다.  마산YMCA 등대는 5개의 모임이 있는데 함께 모여서 모임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그래서 촛불명은 어느 정도 알고 있는데 실제 이름을 모르는 촛불들이 많아 이 같은 프로그램을 생각해낸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매우 당황해했다.  이 프로그램의 원칙은 자기 이름을 상대가 기억하기 쉽게 전달해야하며 만약 상대가 자기 이름을 못 외울 경우 벌칙을 받는 것이다.  긴장하면서 열심히 자기 이름을 소개했다.  ‘시인이랑 이름이 같다’, ‘촌스러워서 기억하기 쉽다’, ‘유명한 꽃꽂이 전문점 이름이다’ 등등..


30여분 동안 열심히 이름이 외우고 나니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이어서 진행된 프로그램은 ‘2009년 등대활동 평가’였다.  등대의 어느덧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린 제비뽑기를 통해 평가내용이 결정되었다.  3개 모둠이라 평가 내용도 3가지였다.


평가 내용은 ‘2009년 등대의 NG 장면’, ‘2009년 등대활동이 나를 웃게 했다.’, ‘등대 최고의 장면 뽑기’였다.  열심히 토론하며 크레파스로 그림도 그리며 내용을 정리하였다.  정리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09년 등대의 NG장면

1. 등대 촛불들의 참여의식 부족하였다. : 주로 신입 촛불님들의 불만이었음.  참여하는 사람만 참여하는 분위기가 아쉬웠음.

2. 생명평화 축제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 공간이 너무 넓어 모아지는 분위기가 아니었음

- 아기스포츠단 운동회 뒷풀이 느낌이 들었음.

- 공연 등 준비기간의 너무 짧아 소홀한 느낌이 있었음.

3. 김장행사의 아쉬움

- 배추 농활 몇 몇 촛불만 참여해서 아쉬웠음.

- 열심히 준비했는데 양념이 모자라는 등 완벽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음.


2009년 등대활동이 나를 웃게 했다.

1. 여름수련회를 통해 하나 된 느낌이었다.

2. 평화축제 준비과정과 실수들이 웃음을 만들었다.

3. 김장행사를 통해 자기발전 이끌어내었다. : 김장행사 계기로 요리하기 시작.

4. 김장행사 때의 촬영 해프닝.

5. 모임 자체가 삶의 활력소이다.


2009년 등대 최고의 장면

1. 여름 수련회의 연극치료 장면

2. 2009 특히, 촛불대학 내용이 좋았음.

3. 생명평화축제 때 공연 장면.

4. 등대 체육대회 너무 신났음.

5. 1년 활동의 열매 김장행사.


이렇게 정리해 놓고 보니 NG장면도 최고의 장면도 나를 웃게 만든 장면도 같은 프로그램 속에서 이루어졌음을 확인하였다.  그걸 확인하는 순간 모두 한바탕 웃었다.



4대강 알고 있는 것 보다 훨씬 심각한 사업임을 확인 함.


이어서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의 임희자 사무국장의 특강이 이어졌다.  4대강 사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문제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공간의 한계로 PPT자료를 쓰지 못하고 임희자 국장이 준비한 실사현수막자료로 강의가 진행되었다.  실사현수막을 걸어둘만한 장비를 결국 찾지 못해 촛불들이 돌아가면서 들고 있어야 했다. 


낙동강이 얼마나 아름답게 지켜져 왔는지, 왜 정부에서는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는지, 함안보 공사가 진행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너무도 구수한 말투와 목소리 생동감 있게 설명하였다.


등대 시사주제로 4대강 사업이 선정되어 토론한바 있어 강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토론했던 내용보다 훨씬 충격적인 모양이었다.  강의는 2시간을 넘겼는데도 모두들 지친 기색 없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집중하였다.  강의가 끝날 때쯤 ‘우리가 어떡하면 되겠냐’며 따지듯이 물었다. 임희자 국장은 ‘일단 관심가지고 분노해줬으면 좋겠다’고 했고, ‘현재 마산지역 거주자들 대상으로 국민소송단을 재모집하고 있으며, 서명운동과 낙동강 탐사에 참여해 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아마도 곧 등대별로 탐사 계획을 세우게 될 것 같고, 국민소송단 모집에도 적극 동참할 듯하다.



2010년 희망 만들기

늦은 저녁을 간단히 먹고 곧바로 2010년 계획 세우기에 들어갔다.   토론방법은 카드토론이었다.  먼저 노란색, 분홍색, 연두색 카드 3장씩 나누어주었다. 노란색은 2010년 개인 소망 3가지를 적게 했고, 연두색은 2010년 등대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그리고 분홍색은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뀌기 위해 어떤 실천을 할 것인지 적게했다.


개인적 소망은 돌아가면서 직접 발표하게 했고, 나머지 두개의 카드는 비슷한 것끼리 분류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등대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1. 세상 돌아가는 일을 제대로 이해해서 세상을 똑바로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 사랑을 나누고 배운 것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지겠다.

3. 사람과의 소통이 잘 될 수 있도록 훈련의 장을 마들겠다.

4. 2부활동인 독서, 시사, 영상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머리를 채우겠다.

5. 여행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겠다.

6. 안전한 먹거리 운동을 실천하겠다.

7. 등대를 통해 봉사활동을 진행하겠다.

8 건강한 육아정보를 얻겠다.


2010년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뀌기 위해 무엇을 노력할 것인가?

1. 환경을 지키기 위해 실천하겠다.

1) EM사용을 생활화하겠다.

2) 엘리베이터 운동을 진행하겠다. : 비슷한 층에 사는 사람과 함께 탈 경우 같이 내려 걸어가기, 혼자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경우 3분 기다려보기

3) 아이에게 환경교육 시키겠다.

4) 쓰레기 분리 철저히 하겠다.

2. 가족공동체 만들기

1) 우리아이가 행복할 수 있도록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겠다.

2) 함께 사는 기본을 가르치겠다.

3) 남편과의 관계를 잘 만들겠다.

3. 지역 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부조리와 모순 앞에서 당당히 맞서겠다.

4. 봉사활동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겠다.



하나임을 확인한 뒷풀이


모든 프로그램을 마치고 나니 11시가 훌쩍 넘었다.  몇 가지 계획이 더 있었으나 늦은 시간이라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하지만, 내일 아침에 먹을 떡국을 위해 떡은 썰어야했다.  예산 좀 아끼느라 가래떡을 준비했는데, 썰려고 하니 양이 어마어마하였다.  그래서 결국 ‘2010년 등대수첩배 떡 썰기 대회’를 즉석해서 실시했다.  역시 촛불들의 승부욕은 대단했다.  정말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고 승리는 굴렁쇠 등대 파랑새님에게로 돌아갔다.


이제 남은 건 멋진 뒷풀이다.  뒤풀이를 위해 안주 컨테스트가 계획되어 있었다. 각 등대별로 안주를 준비하게 하고 안주 이름과 의미를 발표하게 한 후 1등인 등대는 등대수첩을 부상으로 받게 되어있었다.  큰 기대 없이 준비한 프로그램이었는데 촛불들의 마음은 달랐다.  수련회에서 그렇게 멋진 안주를 만나게 될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타 등대의 요리가 소개될 때마다 모두 탄성을 감추지 못했다.  꼬지구이에서부터 시작해서 돼지김치볶음, 순대 볶음, 과메기 까지 멋진 장식과 함께 다양한 메뉴가 선보였다.  우열을 가리기가 너무 힘들었다.  결국 의논 끝에 ‘무한리필 과메기’를 준비한 굴렁쇠 등대에게 우승이 돌았갔다.

  

성의껏 준비한 요리로 밤이 깊어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신나는 이야기로 웃음이 가득했다가, 때로는 아픈 상처를 드러내며 심각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도 했다.  노래도 함께 부르며 새벽 3시가 넘었는데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3시가 좀 넘어서 주인집 할머니께서 노크를 하는 바람에 뒷풀이는 정리되었다.



힘찬 아침을 맞다.


다음날, 이 날은 주남저수지 탐방이 계획되어 있었다. 아침을 먹고 주남저수지로 가지전 수련회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다들 새로운 희망을 품고 간다며 2010년도 등대활동 열심히 하자는 다짐을 했다.  소감을 마친 후 윤회포옹을 했는데 ‘사랑합니다’라고 인사를 나누며 포옹을 하면 이상하게도 눈물이 난다.  이 날도 몇몇 촛불들은 눈물을 훔쳤다.


아이들과 떨어져 생활하는 것이 신나는 일이긴 한데, 막상 하룻밤 보내고 나면 아이들이 그리워지는게 엄마의 마음인가보다.  아이들과 다시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렌다는 촛불도 있었다.  엄마 없이 1박 2일 열심히 생활한 아이들이 무척 대견했을것이다. 


들뜬 마음에 아이들과 함께 주남저수지로 향했다.  주남저수지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철새 무리들이 먹이를 찾는 모습, 그리고 멋지게 비상하는 모습, 그리고 조용히 주위를 거닐고 있는 여유로운 사람들의 모습 모두...


이렇게 멋진 자연으로 느끼며 2010년 등대 겨울 수련회는 끝을 맺었다.  ‘우리 한번 마산YMCA등대가 지역사회에서 일 한번 내봅시다’라고 외쳤던 촛불들의 힘찬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이 들린다.  2010년은 아마도 등대의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