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와 나눔을 실천하는 엄마들의 모임 등대는 매년 2회 수련회를 가집니다. 올해도 지난 7월 26일 27일 1박 2일 동안 등대 여름수련회를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경주국민청소년수련원으로 앞에는 깨끗한 하천이 있고, 수련원 안에는 조경이 잘 되어 있어 짙은 그늘과 공기가 매우 좋은 곳이었습니다.
매년 진행하는 여름 수련회는 6월에 구성된 등대 구성원들 간의 관계 형성에 많은 비중을 둡니다. 그래서 모둠을 나누는 기준이 ‘등대’가 됩니다. 올해는 부득이하게 9개 등대 중 2개 등대가 참여하지 못했지만, 참여인원은 예년에 비해 많은 편이었습니다.
수련회는 항상 씨앗(촛불들의 자녀)들과의 이별 식으로 시작합니다. 처음 참여하는 몇몇의 씨앗들을 제외하고는 매우 익숙한 의식이라 큰 소란 없이 이루어졌습니다. 우는 씨앗들도 결국 선생님의 설득에 넘어가 씩씩하게 헤어지게 됩니다. 소박한 의식을 마치고 촛불들만 남게 되면 촛불들은 감출 수 없는 ‘기쁨’이 만면에 가득합니다. ‘해방’인 것이지요. 1박 2일 동안 이제 촛불들 간의 치열한 만남이 이어집니다.
나의 장점~ 과연 있을까?
첫 번째 만남의 방법은 질문지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나의 장점 5개 찾기, 이웃이 장점 5개 찾아주기와 등대 활동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1년 동안 등대에서 꾸준히 실천할 생활약속 등을 이야기를 나누고 정리합니다. ‘내가 무슨 장점이 있어?’라며 난감해 하던 촛불도 많았지만, 결국 자신의 장점을 하나하나 발견하게 됩니다. 올해는 특히 등대별 특색 찾기가 질문지에 있었는데, 모두들 자기 등대에 대해 멋지게 정리학 소개하였습니다. 생활약속에는 신용 카드 사용 및 대형마트 이용 줄이기, 전기 아껴 쓰기, 가족들에게 ‘욱’하지 않기, 나만의 시간가지기 등 다양한 계획을 세웠는데, 정말 이렇게만 된다면 절로 우리 지역사회가 빛날 것 같았습니다.
웃음소리 가득한 이야기 나눔 시간을 마친 후 수련원에서 서비스로 태워준 보트에 몸을 싣고 저수지 일대를 돌며 맘껏 바람을 만끽하였습니다. 덕분에 수련회 분위기는 더욱더 고조되었습니다. 이어서 두 번째 만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등대별 멤버 쉽을 더욱더 강화시키기 위한 특별 프로그램 ‘수중 게임’ 시간이었습니다.
학창시절로 돌아가게 만들어준 수중 게임
수련원에는 지하수로 가득 채워진 큰 수영장이 이었었습니다. 늘 상 가족들과 물놀이를 가면 뒤치다꺼리에 제대로 물놀이를 즐길 수 없는 엄마들을 위해 다양한 수중 게임을 준비했습니다. 팀을 3팀으로 나누어 스펀지로 물통 채우기, 바둑알 줍기, 비치볼 수영대회, 꼬리 잡기 등을 진행했었는데, 촛불들의 치열한 승부욕으로 열정적인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누구의 승리라고 말하기가 무서울 정도로 눈빛들이 매서워 일단 결과 발표를 보류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수영장에서의 몸싸움에 가까운 경기를 마치고 저녁을 먹은 후 잠시의 여유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수련회의 하이라이트 촛불들 이름외우기 게임에 돌입했습니다. 31명의 참가들이 돌아가면서 촛불명을 외우기 쉽게 설명하고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외우는 시간입니다. 처음에는 신입이 많아 이 게임에 난감한 기색을 비췄지만 금새 이름을 외우는 촛불들을 보며 스스로 놀라워했습니다. 이것이 공동체가 가지는 힘이겠지요. 관계는 이렇게 예상치 못한 능력을 주기도 합니다.
내 몸의 건강은 일상 생활 속에서
다음은 특강시간입니다. 올해의 특강은 ‘몸 살림 운동’입니다. 평소의 나쁜 자세로 우리의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는 것, 다르게 말하면 바른 자세가 내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강사는 그 동안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마을공동체 운동을 하면서 몸살림 운동을 알리고 있는 감병만 선생님이 맡았습니다.
우리의 몸의 구조와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운동방법을 지도하고 우리의 몸 상태를 확인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2시간이 짧을 만큼 모두들 열정적으로 강의를 들었고 이어지는 질문을 막아야할 정도로 관심이 깊었습니다. 결국 다음에 마산YMCA에서 몸살림 운동 강좌를 여는 것을 약속하고 강의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사람과 자연이 만나는 뒷 풀이
이어지는 시간은 신나는 뒷 풀이 시간입니다. 약간의 음주가 곁들어진 시간이고 이 시간 또한 열정적으로 잘 보냈습니다. 공식적인 시간 12시 까지. 이 시간 이후에는 다양한 모습으로 나누어집니다. 잠자리에 드는 사람, 밤 산책을 즐기는 사람, 끝가지 뒷풀이 자리를 지키는 사람. 올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번 여름수련회 장소가 공기가 맑은 곳이고 주위 빛이 없어서 인지 별들의 향연이 특히 예술이었습니다. 촛불 중 한분은 3시까지 별을 봤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나누어지긴 했지만 분명 가족의 한 구성원이 아닌 오롯히 자기만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을꺼라 생각됩니다.
아침이 밝았습니다. 이곳에는 커다란 저수지가 있고 저수지를 따라 작은 둘레길이 만들어져있었습니다. 6시 30분에 모여 저수지 둘레길을 걷겠다고 공지하니 15여명이 모였습니다. 그 길이 짧아 아쉽기는 했지만 저수지에서 피어오르는 물 안개를 감탄하며 기분 좋은 산책시간을 가졌습니다.
나를 넘어서다.
마지막 날은 촛불들을 위해 특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로드 어드벤쳐’. 나무와 나무 사이를 로프에 의지에서 건너고 날으는 프로그램입니다. 평소에 심각한 고소공포증이 있는 2분을 제외하고 ‘나를 넘어서기’위해 도전하였습니다.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지만, 일단 모든 코스를 마무리하고 내려온 촛불들은 성취감에 들떴습니다. 물론 ‘시시했다’, ‘내 체질이다’라며 대담한 촛불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번 도전이 값졌다고 느낄수 있었던것은 이 시간 이후 촛불들의 수다는 로드 어드벤쳐 무용담으로 장식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함께하면 힘든 일도 신명으로...
다채로운 방법으로 열심히 만난 우리는 점심을 먹고 다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1박 2일 동안의 느낌을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돌아가면서 무엇을 느꼈는지 나누면서 다시 한번 1박 2일 동안 있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습니다. 때로는 웃음소리로 때로는 함께 눈물을 흘리며 서로의 느낌을 공유하며 겨울 수련회가 기대된다는 말로 마무리하였습니다.
그리고 윤회포옹으로 마지막 순서를 가졌습니다. 매번 그랬지만 역시 눈물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수고했다’, ‘사랑한다’ 라는 말로 서로를 안아주며 흘렀던 눈물은 일상에서의 에너지가 되었을 것입니다.
마산YMCA 등대는 하반기에도 많은 계획이 있습니다. 밥상 요리대회와 생명평화축제, 그리고 김장행사, 에너지 지킴이 시상식 등 이러한 모든 계획이 함께 한다면 힘든 것 보다 신명이 앞서지 않을까요?
이번 수련회에서 함께하면 힘든 일도 즐거움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