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안 마을, 함안 입곡 임촌 마을을 그렇게 부른다.
수풀 림에 마을 촌. 그래서 숲안 마을인데 옛 부터 사람들이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마을 어귀에 가면 소나무 숲 흔적이 있는데 이 마을의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담고 있다.
마산YMCA는 5년 전부터 숲안 마을과 교류하고 있다.
체험 활동을 통해 관계를 만들고 정월대보름 행사와 봄 나물 캐기 등을 통해 교류의 폭을 넓히고 있으며, 적은 양이긴 하지만 직거래도 진행되고 있다.
2009년은 교류를 넘어 상생을 위한 제대로 된 공동체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지난 22일 숲안마을에서 모임을 가졌다.
실무자와 등대 촛불들 그리고 숲안 농장의 자칭 촌장인 이섭아 선생님 부부, 양봉계의 브래드 비트 조병옥 선생님, 삼촌이라고 불리고 싶은 박삼규 선생님 이렇게 9명은 마을에서 만나 박삼규 선생님 집으로 향했다.
박삼규 선생님의 집은 3여년 동안 직접 지은 집으로 산 속에 위치하고 있다. 10여분 정도 등산 아닌 등산을 해야 했는데, 올라가는 동안 겨울 숲의 풍광이 가슴으로 확~ 들어왔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은 앙상한 감나무를 보니 옛날에 즐겨 불렀던 노래가 떠올랐다.
‘나무야 나무야 겨울 나무야. 눈 쌓인 응달에 외로이 서서...’
어쨌든 그 노래를 마음으로 흥얼거리며 차가운 겨울 숲을 맘껏 즐겼다.
올라가는 중간 ‘숲안 농장’이라는 나무를 파서 만든 팻말이 보였고,(조병옥 선생님과 박삼규 선생님은 조작이 취미이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백구가 보였다. 그러고 보니 이 백구와의 만남도 5년이 되어간다. 외로움에 지쳐 반가워서인지 아님 오랜만에 왔다고 화를 내는 것인지.. 껑충껑충 뛰고 발발거려 뭉글 뭉글 많은 먼지를 일으켰다. 결국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그 자리를 빨리 피해야 했다.
10여분의 등산(?)을 마치고 한자리에 모였다.
그간 형식적인 교류이지 않았나하는 반성과 함께 진행된 이번 회의는 1년 농사계획과 인간적 교류 확대를 위한 프로그램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하였다.
사실, 작년에는 교류가 부족했던 건 사실이나, 직거래는 꾸준하게 진행되었다.
작년 한 해 동안 꿀, 감자, 마늘, 도라지, 배추, 고춧가루, 곶감을 거래하였다. 물론 물량이 그리 많지 않았다. 직거래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 된 납품이 원인이기도 했다.
사실, 만남의 기회도 적었고 YMCA회관으로 생산품이 오기 때문에 가져가기가 쉽지 않았다.
올해는 택배를 이용하기도 하고 방문을 통해 직접 거래를 늘리기로 해 납품의 문제는 조금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생산물은 아직까지 어른들이 농촌에 살고 계셔서 쌀과 같은 기본적인 농산물들은 자체 해결하는 촛불들이 많아 쌀은 품목에서 제외하고 작년에 거래했던 품목에 감잎차, 고구마, 단호박을 추가하기로 했다. 주문생산품으로는 옥수수, 오이, 가지, 토마토로 정하고, 좁쌀과 참깨 계획도 있으나 수요조사 후 결정하기로 했다.
이렇게 정해놓고 나니 뿌듯하기도 하고 큰 책임감이 생기기도 했다.
물론 그 동안 도농교류를 진행하면서 책임감이 없었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촛불들과 함께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고, 관계에 대한 중요성도 확인해서 인지 상생의 공동체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도농 교류는 서로의 신뢰와 관계 형성이 핵심이다.
단순히 팔고 사주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다는 거...
그리고 나의 생명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우리라서 더욱도 안심할 수 있는 그런 교류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정월 대보름행사에서 곶감 만들기까지 일년 동안 많은 만남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 모든 만남의 서로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수 있길 기대하며, 이 행복한 만남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