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 정치권은 ‘망국적 포률리즘’이니 ‘박근혜 복지론‘ 등 복지논쟁에 한창이다. 이러한 정치권의 복지논쟁을 두고 ‘이건 논쟁이라기보다는 사실상 일방적 딴지 걸기다’라며 일축하였다. 이것은 지난 3월 22일 마산YMCA 제49회 아침논단의 강연을 맡은 경남대학교 사회복지과 감정기 교수로부터 나온 말이다.
마산YMCA 아침논단는 매년 4-5회 진행되는 지역의 시민사회성장을 위한 중견지도력의 모임이다. 49회를 맞은 2011년 첫 아침논단은 헐뜯기에 가까운 정치권의 복지논쟁과 ‘제4의 길’이라 칭하고 있는 ‘박근혜 복지’의 본질을 진단해 보는 자리였다.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회 이상길 위원(경남대학교 사학과)의 사회로 진행된 49회 아침논단은 주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서인지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복지 망국론'을 내세워 나라 망치고 있는 개념없는 정치권
강연은 맡은 감정기 교수는 강연서두에 지금 정치권의 복지논쟁 발단이 지난 6.2 지방선거의 파급효과라며, 이후 여당을 중심에서 이루어진 복지 논쟁에 대해 포퓰리즘으로 몰아가면서 국민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실종되었음을 지적하였다.
정치권의 이런 논쟁이 가능한 것은 사회복지에 대한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국민들의 판단을 헷갈리게 만드는 ‘복지망국론’을 제대로 규명하는 것이 급선무임을 주장했다.
감정기 교수는 이러한 비판 과정에서 장하준 교수의 표현을 인용하기도 했는데, 선행복지 국가들의 복지 예산 과다 논쟁을 모방하여 한국의 복지 예산을 줄이려는 계획은 ‘비만과 영양 실조의 다이어트’라고 설명하면서 개념 상실의 논쟁 수준이라고 평가하였다.
사회복지에 대한 진보적 담론은 보편주의적 시각에서 시작해야
이날 감정기 교수는 현재의 복지정책을 제대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며 본격적인 평가에 앞서 사회복지 개념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보편주의냐 선별주의냐가 본질을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했는데, 오늘날 사회복지는 모든 사회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주의’가 이미 정착된 원리라고 하였다.
이러한 시각에서 현재 민주당의 3+1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대학생 반값 등록금) 정책에 대해 보편주의적 관점이 부족하다고 지적하였고, 한나라당과 MB정권의 복지론은 인식 자체가 부재한 상태라며, 그 예로 ‘도움’이라는 표현과 ‘부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무차별적 복지’등의 들었다.
박근혜 복지 과연 ‘제4의 길’이라 칭할 만한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박근혜 복지는 과연 어떠할까? 박근혜 의원이 대표 발의 한 ‘사회보장 기본법’ 개정안에서 주장하고 있는 ‘평생사회안전망 구축’, ‘사회서비스 확충’ 등은 오래전부터 지적해 왔고 이미 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지적하였다.
박근혜 복지를 평가하자면, 복지국가로 지향하는데 턱 없이 미흡한 정책이며 한나라당보다는 적극적이지만 ‘줄이고, 풀고, 바로 세움’이라는 선에서 크게 변한게 없다고 했다. 실제로 박근혜 의원은 구체적인 예산조차도 언급하지 않고 있는데, ‘제4의 길’, ‘사회복지의 진일보 된 것’이라는 평가는 전공자로서 동의할 수 없다고 하였다.
보수집단의 사회복지에 대한 잘못된 정보 전달 막아야
이후 북유럽 복지의 오해와 우리나라는 복지를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논쟁, 그리고 담세율과 국민 부담률을 나라별로 비교하면서 사회복지에 대한 낮은 이해도와 정책 부재 상태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서울 안 가본 사람이 이기는 상황’이 오늘날 한국의 복지 논쟁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감정기 교수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사회복지의 ‘보편주의’적 시각을 다시 한번 강조하였는데, 보편주의적 관점을 바탕으로 한국 현실에 맞는 절차와 방법 및 시기조절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관건이라고 하였다.
이어 노동계에 대한 섭섭함(?)과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럽의 복지국가 건설은 노동영역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는데, 한국의 양노총은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깊이 있는 연구조차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며 좀 더 적극적인 입장을 밝혀줬으면 하는 바람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사회복지에 대한 보수집단들이 잘못된 표현과 사례로 국민들에게 오도하고 있는데 이러한 기도를 막아야하는 것이 사회적 과제이며 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강연을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