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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갈 길 막아서는 불법주차 얌체족들

집과 사무실의 거리가 가까워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나는 불법 주차로 인해 아찔했던 순간을 여러 차례 경험하였다.

어제도 아이 봐줄 사람이 없어 급하게 퇴근하고 있는데 북성초등학교와 삼호천 사이 길에서 꼼짝달싹 못하고 차들이 지나갈 동안 기다려야 했다.  이렇게 맥 놓고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주차 금지 구역에 버젓이 주차해놓은 불법 차량들 때문이다.


하도 답답하여 사진을 꺼내 찍어대니 마침 주차된 트럭 속에 운전자가 있었다.

운전자가 있었지만 5분을 초과(도로교통법 제2조 제32호)했기 때문에 주차라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트럭을 몰고 내 앞으로 온 운전자는 눈을 부라리며

“뭐 때문에 찍어요?”라고 엑센트를 꽉꽉 주며 묻는 것이다.

나는 “불법주차공간에 주차 된 차 때문에 길이 막히는 걸 보고 답답해서 찍었는데요”

라고 대답했다.

“나는 잠시 차를 댄 거니깐 내 차는 찍지 마소”라며 인상을 쓰길래

“여기에 꽤 긴 시간 정차해 놓으셨던데, 차량 소통이 엉망인거 못 보셨어요.  그걸 보시고 이러시면 안되죠. 그냥 답답해서 찍은거니 신경쓰지마세요”라고 대답하고

‘본인도 잘못된 거 알고 있으면서......’ 라고 궁시렁 거리며 자전거를 타고 휑하니 집으로 왔다.


이곳은 스쿨존지역이라 황색선이 짙게 그어진 주차금지구역이다.

그런데도 낮 시간에는 학원 차량들이 정차해 있으며, 이른 아침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에는 화물 트럭들이 어김없이 불법 주차되어 있다.


이곳은 좁은 길이긴 하지만 출퇴근 시간에 꽤 많은 차량이 이동하며, 일방통행도 아니기 때문에 맞서오는 차가 있을 경우 그 차가 비켜갈 동안 기다릴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불법주차 차량이 있을 경우 소통에 큰 방해가 된다.

다행히, 학교 담 밑으로 보행로가 형성되어 있어 보행에는 큰 장애가 없어 보이긴 하다.

하지만 두 명이 함께 지날 수 없을 정도로 좁은 공간이라 이을 두고 보행환경이 좋다라고 평가하긴 어려울 것 같다.


타 지역의 사례를 보면 스쿨존의 경우는 특별 단속 구역으로 지정하여 불법주차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산의 주차환경 실정이 매우 열악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교통흐름과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주차차량들이 판치고 있다는 건 행정의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지난해 마산YMCA에서는 주관했던 간담회를 통해 인력부족 등의 주차단속의 어려움을 들은바 있으나, 이런 지역의 경우 개선을 위해 좀 더 신경써야 될 것이다.

또한 불법 주차 얌체족들도 ‘주차환경 엉망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만 하지 말고 주차할 곳을 가리는 주차 에티켓을 지켜줬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