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에 출산 하고 3개월간의 휴가를 마친 후 7월부터 출근을 하였다.
잉태 전부터 다른 건 못해도 모유수유만은 할꺼라고 다짐에 다짐을 했던 터라, 아이랑 함께있는 동안은 직수(직접수유)를 했다. 그래야 젖 량도 유지되고 아이 정서에도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아이를 시어머니께 맡겨야했기에 새벽에 일어나 시댁에 가서 아침을 빨리 해결하고 30분 정도 수유를 했다.
수유하는 동안 어머니랑 함께 본 아침 드라마, 뜻하지 않게 매일 매일 시청할 수밖에 없었다.
평소 아무리 좋아하는 드라마도 끝까지 시청하는 법이 없는 나로서는 아침드라마 보는 게 고역 이였다.
아침드라마는 제일 먼저 MBC부터 시작된다.
출근을 시작할 그때 당시 ‘흔들리지마’가 반영되었는데, 상당히 인기 있었던 드라마였다.
사실 그 드라마에는 내가 좋아하는 김남진도 나와 기대를 조금 했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정말 봐 줄 수가 없었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투..)
요즈음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막장 드라마의 표본이라고나 할까?
두집 살림에 살인미수에 인신매매에... 사회 범죄 집합소였다. 이 드라마에 거짓말은 기본이다.
함께 보시는 시어머니께서도 욕에 욕을 하면서도 드라마 방영 시간이 되면 다른 일을 하시다가도 텔레비전 앞으로 뛰어오신다.
이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바로 SBS로 채널을 돌리면 ‘며느리와 며느님’이 반영되는데, 이 드라마 또한 ‘화’를 부르는 내용의 드라마였다. 그리고 다시 KBS로 채널을 돌리면 또 드라마 하나가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불륜 소재가 아닌 나름 건전한 내용이라하여 평이 좋았던 드라마였다.
지금은 이 3개 드라마가 종영되어 새로운 드라마가 반영중이다.
순서는 똑같다. MBC→SBS→KBS로 논스톱으로 드라마가 이어진다.
하얀 거짓말→순결한 당신→아내와 여자....
하나같이 심기불편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왜 아침을 이렇게 무겁게 만드는지... 보고 나서도 여운이 남아 그리 유쾌하지 않을텐데...왜 그렇게 많이들 보시는지 모르겠다.
어떤 분은 그러신다.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면 잘 보지 않는다고.. 아줌마들은 불륜과 출생의 비밀이 들어간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이 드라마의 공통된 특징은 꼭 악녀가 등장한다는 거다.
하나같이 치밀하고 피가 뜨겁지 않을 것 같은 냉정한 여자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또 어떤 분은 가슴에 맺힌 한을 악녀를 욕하면서 풀어내기 때문에 정신건강상 도움이 된다고도 한다. 사실, 조금은 어색한 사이에 시어머니와 친정 어머니도 드라마에 등장하는 나쁜X를 욕하면서 대화의 문을 여시고 목소리까지 들떠가며 공감대를 만들어 내신다. 그렇게 한바탕 씹고나면 속이 시원하신가보다. 때로는 드라마와 현실세계를 구분 못하시고 악역을 맡은 여배우의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며 흥분하실 때도 있다. 그럴땐 나도 할말을 잃게 된다.
그렇다면 아침드라마는 꼭 이래야만 인기가 있는 걸까?
아침 시간에 볼게 없는 우리의 어머니들은 어떤 내용의 드라마라 해도 시청하시지 않을까 ?
각 방송국에서 한번 시도해봤으면 한다.
따뜻함이 베여있고, 웃음이 넘치는 드라마를 만들어 시청률 실험을 해보면 그 결과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시대의 어머니들....
그리고 그 시간에 텔레비젼시청을 할 수 있는 분들은...
고생 많이 하였고, 나름 마음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있으실 꺼다.
그렇지 않아도 싱숭생숭한 마음을 드라마로 보탤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루를 무거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하는 아침 드라마들...
자기 반성을 하며 변화를 시도해 봤음 좋겠다.
일부에서는 그러겠지?
그럼...안보면 되지 않나? 라고...
하지만... 이 땅에는 아침이 심심한 분들이 많다는 걸 기억했음 한다.